다이브숍이 어느 정도의 돈은 벌어야 그 직업에 자신감도 갖고 도덕성도 유지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다이버들의 생명안위와 직결되어 있는 쪽은 다이브숍(강사)이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다이브숍의 수입은 교육활동에서만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장비판매의 이익에서 더 많이 충당된다. 만약 점포나 사무실을 유지하고 있는 강사들의 현재의 교육비만으로 살아가야 한다면 아마 대부분 다른 직업으로 이직을 해 버릴 것이라고 짐작된다. 이 말을 시장 경제원리에 대입시킨다면 숍 운영 강사들이 장비 판매 수익을 가질 수 없을 경우 교육비는 2배 이상으로 인상되어야 업체를 유지하고 생활비도 벌 수 있다는 말이 된다.
그렇게 장비 값이 비싸도 여하튼 그 가격을 인수하는 소비자가 있었던 것은 스쿠바 다이빙이 스키나 골프와는 달리 매우 위험해서 강사(또는 고참 다이버)없이는 다이빙을 배울 수도 다이빙을 다닐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스키업계처럼 디스카운트 경쟁이 벌여져 시즌 초부터 50% ~60% 세일로 시작하는 무의미한 결과가 올뿐이다. 가격파괴점이 제한된 상품의 범위 안에서 생겨야 한다는 주장은 시장원리에 벗어나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우리 나라에서 다이빙 시장의 가격 형성은 장비라는 하드웨어와 교육과 안전이라는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형태로 굴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다이빙 상품 중에 다이브숍이 담당하고 있는 교육과 안전이라는 소프트웨어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한 하드웨어의 일방적인 가격파괴가 성공할 수 없으며 다이브숍의 입지를 빼앗는 이 파행은 성공해서도 안되는 것이다.
이렇게 대중이 다이빙을 배울 기초능력이 없는데 이에 더하여 초보자들이 가격 파괴점을 기웃거린다고 상상해 보라. 다이버들의 기초능력이 국제 표준적이 아닌 우리 나라에서 한 초보자가 생명을 잃지 않고 독립적으로 다이빙을 다니려면 강사의 수일간 교육만 가지고는 턱없이 부족하고 강사가 수시로 바다에 데려나가 주고 다이브 숍이 조직시킨 클럽의 회원이 되어 주변 다이버들로부터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 그리고 대대 그 클럽이란 것은 다이브 숍은 하드웨어 A/S도 공여해 주므로 A/S 차원에서는 가격 파괴점이 따라올 수 없다.
다이버가 이 소프트웨어 A/S나 하드웨어 A/S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은 강사에게 교육비 외에 장비판매 이익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외국이나 가격파괴점에서 장비를 사들고 찾아온다면 영양가 없는 이 사람을 어떤 강사가 반길 것인가 ! 아마 교육은 시켜준다해도 소프트웨어 A/S에는 매우 인색할 것이며 그런 대우의 결과는 피교육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스쿠바 다이빙은 스노우 스키처럼 아무나 스키를 사서 스키타는 친구와 함께 스키장으로 달려갈 수 있는 그런 만만한 스포츠가 아니다. 문제는 일반인들이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것이며 바로 이것이 우리 다이빙계를 위협하는 요소인 것이다.
한국에서 스쿠바 다이빙 사망자는 작년에 30여명에 달했으며 금년에도 사방에서 부음이 들려오고 있다. 이 통계만으로 볼 때는 한국의 다이빙 안전도가 형편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치는 않다. 우리 다이빙 교육단체들은 엉터리 강사를 양성시킨다고 서로 비난하는 일이 많고 강사들 끼리도 부실한 교육을 시킨다고 비난하는 일이 자주 있지만 이렇게 비난하고 질타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교육은 점진적으로 나아져 왔던 것이다.
우리의 안전도는 아직도 멀었지만 그래도 우리의 열악한 제반 환경과 능력 범위 안에서는 최선으로 지탱되어 왔던 것이다. 그런데 만약 가격파괴점이 다이빙 위험이 진실을 모르는 초보자들에게 다이빙 배우기가 별 것이 아닌 것으로 오인시키고 다른 한편으로는 도덕성과 자질을 갖춘 다이브 숍들을 수입면에서 좌절시킨다면 대단히 비극적인 결과가 초래될 것이며 지금까지 그나마 버티어 왔던 교육의 질이 추락하여 수많은 사상자를 증폭시킬 것이다.
교육과 안전이라는 소프트웨어 조직과 손잡고 있으므로 비정상적인 거품가격 부분만 제거한다면 가격파괴점을 실망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스쿠바 다이빙이 다른 스포츠에 비해 생명안위와 크나큰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